오늘날 개신교의 모든 신학자들과 설교자들은 피할 수 없는 한 가지 질문에 대하여 대답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것은 소위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이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은 500년 전에 시작되었던 종교개혁신학이 발견한 그리스도의 복음 이해와 실천을 비판한다. 종교개혁신학은 신약성경을 바르게 주석한 결과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종교개혁신학은 신약시대의 유대주의 또는 바리새주의가 마치 16세기 로마 가톨릭의 세미-펠라기우스적인 구원론을 말하는 것으로 잘못 전제를 하고, 종교개혁자들이 로마 가톨릭 신학을 비판하는 관점에 따라서 신약성경을 읽음으로써, 그리스도와 유대주의의 대립을 은혜의 복음과 율법주의의 대립으로 해석을 하였다는 것이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은 ‘관점들’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바처럼, 다양한 주장들을 포괄한다. 따라서 어느 하나의 견해로 그것을 대표하거나 종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체로 ‘새’ 관점들 이라고 일컫게 되는 하나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언약적 율법주의’(covenantal nomism)에 따라 해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언약적 율법주의’가 함의하는 바는 은혜 안에서 율법의 순종이 최종 구원의 조건으로 요구되는 구원론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길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의 언약에 따라서 이루어지지만, 일단 은혜로 언약백성이 된 후에 언약백성으로서의 믿음의 순종을 행하여야 최종 심판에서 의로운 자로 구원을 받는다는 원리를 근간으로 갖는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은 이러한 ‘언약적 율법주의’를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의 믿음과 행위에 적용을 하며, 그 결과 칭의와 관련하여 ‘현재 칭의’와 ‘미래 칭의’를 구별한다. ‘현재 칭의’는 율법주의의 결과가 아니라 은혜로 주어진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율법의 행위에 따른 공로를 근거로 칭의를 베풀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 칭의’는 ‘현재 칭의’로 말미암아 언약 백성이 된 자가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는 순종을 보이는 가의 결과로 주어진다. 따라서 칭의의 믿음이란 신실하게 율법을 지키는 순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이다.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이러한 주장은 자연스럽게 ‘믿음과 칭의’, ‘칭의와 율법의 행위,’ ‘칭의와 성화,’ ‘언약과 율법,’ ‘복음과 율법,’ ‘은혜와 순종,’ ‘미래의 심판’ 등의 여러 논제들과 관련한 신학구성의 변화를 요구하며, 논란을 야기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개신교 신학자들과 설교자들은 16, 17세기에 이미 이러한 논제들에 대하여 토론을 거쳐 구성이 된 전통적 신학과 교리를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비평과 수정의 요구를 따라갈 것인가를 선택하여야 하는 학문적 노력과 고백적 신앙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한국 장로교회에 속한 신학교수들과 목사들 가운데 상당한 수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을 따라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전통적이며 역사적인 장로교 개혁신학을 주창하는 우리나라의 장로교단들에 속한 학교들의 교수진들 가운데도 종교개혁신학의 유산과 틀을 점차 이탈하여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을 수용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재 대략적이지만 한국 신약학계의 절반이 넘는 대 다수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여러 시도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본 책은 구상이 되었고, 이렇게 편집이 되어 출판이 되었다. 본 책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칭의, 율법의 행위, 믿음 등에 대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합신)의 교수진의 견해를 제시한다. 합신의 교수진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들에 대해서 분명하고도 명확한 반대 견해를 표한다. 합신은 16, 17세기의 개혁교회의 신앙표준문서와 신학을 가장 성경에 일치된 신학과 교리로 받으며, 이와 어긋난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이 그리스의 복음에 대해 끼치는 해악을 경계하도록 주의를 발한다.

   본 책에 실린 열 세 편의 논문들은 한 편을 제외하고도 모두 합신의 교수들이 집필한 것들이다. 그러나 그 한 편의 예외도 합신에서 수학(Th.M., Ph.D. 조직신학)을 한 박동근 목사의 논문으로 역시 합신의 신학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본 논문집에 참여한 교수들은 구약과 신약의 성경신학 분과는 물론,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전 분과에 걸쳐 있으며, 특별히 실제 설교를 통해 전달되는 신학을 분석하고 평가한 설교학 분과의 참여가 돋보인다.

   구성은 전체 5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1장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에 대한 이해와 비평”은 조병수, 김병훈, 김영호, 박동근, 이승구 교수의 논문들을 담고 있으며,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에 대한 개론적 소개 및 비평, 그리고 톰 라이트와 제임스 던에 대한 각각의 비평 논문을 제시한다. “2장 성경해석: 의, 율법의 행위, 칭의”는 구약분과의 현창학, 김진수, 그리고 신약분과의 김추성, 이복우 교수께서 각각 성경신학과 성경본문 주해를 통해 비평을 제시한다. “3장 신학탐구: 이중 은혜, 율법의 행위”는 칼빈의 신학을 통해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장 가운데 관련된 논제들의 개혁신학의 이해를 배운다. 이남규, 안상혁 교수가 논문을 기고하였다. 이어서 “4장 신학실천: 칭의론의 설교”는 이승진 교수의 논문을 통해서 칭의론의 설교들을 통해 이신칭의의 교리가 실제로 어떻게 설교되는 지를 살펴 신앙 실천의 현상을 분석하고, 이신칭의의 올바른 설교방식을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5장 적용의 오류: 행위와 구원”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맥락에서 한국 교회의 현상들을 분석하고 이를 비평하며, 해법으로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의 주석적 연구를 제시하는 적용적 노력을 비평한 김병훈 교수의 서평논문을 담고 있다. 아울러 “구원론적 관점에서 본 정암 박윤선의 신학과 개혁신학: 믿음과 행위의 관계에 대하여” 논문은 믿음과 행위가 구원론에서 갖는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그릇된 신학적 평가를 교정하는 연구를 포함한다.

   합신의 이러한 논문들은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 뿐만 아니라, ‘복음과 율법’, ‘믿음과 행함’, ‘칭의와 성화,’ ‘은혜의 구원과 행위의 심판’에 관한 여러 신학토론과 실제에 있어 개혁신학의 관점이 어떠한지를 개략적으로 제시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 결과로 이 논문집이 제공하는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역사적 개혁신학의 비평을 통해, 개혁신학의 성경 주석과 바른 교리를 잘 계승하고 전달하여야 하는 신학교의 책임을 이루고, 이 책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게나마 비평의 안목이 열어지기를 바란다. 이 책과 더불어 개혁교회의 신앙표준문서와 관련하여 중요한 주제들을 해설한 『노르마 노르마타: 16,17세기 개혁교회의 신학과 신앙』(합신대학원출판부, 2015)을 함께 읽으면,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에서 제기한 신학 논제들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이해를 도모하는 데 커다란 유익을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 논문집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한국 교회 안에 널리 바르게 전파되는 일이 공고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조병수 전 총장님과 정창균 현 총장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을 출판하는 실무적인 일에 정력을 다하여 수고를 하여 주신 신현학 전 편집실장님에게 커다란 감사를 드리며, 그리고 인쇄를 넘기기까지 마지막 수고를 다하여 준 최문하 북디자이너의 노력을 크게 칭찬하며 감사를 표한다.

 

2017년 1월

편집인 김병훈